은퇴 후 5년, Notion 데이터베이스를 Claude AI와 n8n으로 자동 정리하며 깨달은 것들
은퇴 교수가 직접 경험한 Notion API와 Claude AI를 활용한 실무 자동화 사례
은퇴 후 나에게 닥친 ‘데이터 카오스’
교수직을 내려놓은 지 5년째, 저는 조용한 시골집에서 지역 도서관 강좌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습니다. 40년간 모은 연구 자료, 학생 피드백, 강의 노트가 Notion에 무분별하게 쌓여 있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손으로 정리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매주 새로운 강의 자료가 100개 이상 들어오고, 중복된 항목을 찾는 데만 하루가 걸렸습니다. 은퇴 후의 여유로운 시간이 데이터 정리에만 잠식되어 가고 있었습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저는 자동화 도구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n8n, Claude AI, Notion API의 조합을 발견했습니다. 이것이 제 은퇴 생활을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n8n으로 구축한 자동 분류 워크플로우
n8n은 노드 기반의 오픈소스 자동화 플랫폼입니다. 처음 시작했을 때는 화면이 복잡해 보였지만, 한 단계씩 따라가니 누구나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가 만든 첫 번째 워크플로우는 간단했습니다. Notion의 ‘미분류’ 데이터베이스에 새로운 항목이 추가될 때마다 자동으로 트리거되는 것입니다. 이 항목들이 n8n을 통해 Claude AI에게 전달되고, Claude가 각 항목의 성격을 파악한 후 자동으로 적절한 카테고리로 분류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설정 과정은 다음과 같았습니다:
첫째, Notion 데이터베이스와 n8n을 연결했습니다. Notion API 키를 발급받고, n8n의 Notion 노드에 입력하는 것만으로도 연결이 완료되었습니다.
둘째, HTTP Request 노드를 추가하여 Claude API와 통신하도록 설정했습니다. 저는 Claude에게 “이 학습 자료의 주제를 분석하고, 다음 중 하나로 분류해줘: 동양철학, 서양철학, 교육학, 심리학”이라는 프롬프트를 주었습니다.
셋째, Claude의 응답을 받아서 다시 Notion으로 되돌려 보내는 로직을 만들었습니다. n8n의 Set 노드에서 Notion의 ‘카테고리’ 필드를 업데이트하는 식으로요.
처음 3개월간 정확도는 75%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프롬프트를 조정하고, 예시를 더 추가하면서 정확도를 88%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습니다.
Claude AI의 텍스트 이해 능력이 변명 게임을 끝냈다
그동안 저는 “너무 복잡한 자료는 AI가 못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Claude를 사용하면서 그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제 강의 노트 중에는 “철학사에서 본 근대의 개념 전환과 동양적 사유의 재조명: 19세기 일본의 경우를 중심으로”라는 복잡한 제목이 있었습니다. 단순한 키워드 매칭으로는 분류할 수 없는 내용이었습니다.
하지만 Claude는 이 자료를 읽고 “동양철학 × 교육학 교차점”이라고 정확하게 판단했습니다. 더 놀라웠던 것은 Claude가 제시한 이유였습니다: “20세기 초반의 교육 현대화 맥락에서 동양 전통 사상의 재해석을 다루고 있으므로…”
이런 수준의 이해는 기계적인 분류를 넘어섭니다. Claude는 진정한 의미에서 텍스트를 ‘읽고 있었습니다’.
저는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기로 결정했습니다. Claude에게 각 자료에 대해 “이 자료는 강의할 때 어느 학년 수준이 적절할까?”라는 질문을 추가했습니다. 그러자 초급, 중급, 고급으로 자동 분류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이런 작업에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이제는 매일 밤 자동으로 처리됩니다.
Notion API로 만든 지식의 연결 고리
Notion API를 제대로 활용하면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데이터 간의 연결’을 자동화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저는 “플라톤”이라는 인물이 여러 자료에서 언급될 때마다, n8n이 자동으로 그 자료들을 모두 찾아서 플라톤의 메인 페이지에 백링크를 만들도록 설정했습니다.
이건 Notion의 관계(Relation) 필드와 API를 조합한 것입니다. 워크플로우는 이렇게 작동합니다:
- 새로운 자료가 추가되면 Claude가 그 안에서 주요 인물, 개념, 시대를 추출합니다.
- 추출된 정보를 바탕으로 n8n이 기존 Notion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합니다.
- 관련된 모든 페이지를 찾은 후, 자동으로 양방향 링크를 생성합니다.
결과적으로 제 Notion은 단순한 정보 저장소에서 ‘지식 네트워크’로 변모했습니다. 플라톤에 대해 찾으면 그와 관련된 모든 자료, 시대, 다른 철학자들이 자동으로 연결되어 나타납니다.
실패와 학습: 3개월의 시행착오
처음부터 완벽했던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실수는 너무 많은 것을 한 번에 자동화하려던 것입니다.
초기 버전에서는 Claude에게 분류, 요약, 키워드 추출, 관련 자료 찾기를 모두 한 번에 시키려 했습니다. 결과는 토큰 비용 폭증과 느린 처리 속도였습니다. 한 달에 Claude API 비용이 2만 원을 넘어갔습니다.
그래서 저는 작업을 분리했습니다:
- 1단계: 분류 (가장 중요한 것부터)
- 2단계: 요약 (분류 완료 후 다음 날)
- 3단계: 키워드 추출 (요약 완료 후 주 1회)
이렇게 하면서 비용은 월 6천 원 수준으로 내려갔습니다. 그리고 오류율도 현저히 줄어들었습니다.
또 다른 배운 점은 ‘Notion API의 타임아웃’ 문제였습니다. 많은 데이터베이스를 한 번에 업데이트하려 하면 API 제한에 걸렸습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n8n의 배치 처리 기능을 활용했고, 요청을 100개씩 끊어서 처리하도록 수정했습니다.
현재의 일상: 자동화가 준 시간
지금 제 일상은 이렇습니다.
매주 월요일 아침, 저는 Notion 대시보드를 켭니다. 지난주 추가된 자료들이 이미 분류되어 있고, 각각 어느 강의에서 사용하면 좋을지 제안되어 있습니다.
이제 제가 하는 일은 자동화된 결과를 ‘검토’하고 ‘선택’하는 것뿐입니다. 이것은 데이터 관리가 아니라 ‘큐레이션’입니다. 마치 갤러리 관장처럼, 이미 정리된 자료 중에서 어떤 것을 강의에 전시할지 결정하는 일입니다.
매월 시간으로 환산하면, 이전에는 40시간을 데이터 정리에 썼습니다. 지금은 5시간입니다. 35시간의 차이가 생겼습니다.
그 시간에 저는 새로운 강의 콘텐츠를 만들고, 학생들과 더 깊은 토론을 나누고, 제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습니다.
기술이 아닌 철학적 깨달음
흥미롭게도, 이 자동화 여정을 통해 기술적인 것 이상의 무언가를 얻었습니다.
40년간 모은 지식이 얼마나 방대한지, 그리고 그것들이 서로 얼마나 깊게 연결되어 있는지 처음으로 명확하게 볼 수 있었습니다. Claude AI가 만든 관계도를 보면서, 제 학문적 여정이 어떤 일관성을 가지고 있었는지도 깨달았습니다.
또한 저는 “완벽한 자동화는 필요 없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88% 정확도의 자동화는 완벽한 100% 수동 정리보다 훨씬 낫습니다. 남은 12%는 내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여유를 제공해주기 때문입니다.
비용과 현실성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의 현실적인 부분을 얘기하겠습니다.
- n8n: 오픈소스이므로 무료. 클라우드 호스팅은 월 10달러 수준.
- Claude API: 사용량에 따라 다르지만, 제 경우 월 6천~1만 원.
- Notion: 이미 유료 구독 중 (월 10달러).
총 월 비용은 약 3만 원입니다. 제가 이 자동화로 벌이는 시간의 가치를 생각하면, 이는 매우 합리적인 투자입니다.
앞으로의 계획
이제 저는 다음 단계를 준비 중입니다:
- 학생 피드백도 자동 분류하여 개선점 도출
- Claude의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매월 강의 자료 트렌드 리포트 자동 생성
- 웹사이트와의 API 연동으로, 강의 자료를 직접 홈페이지에 자동 게시
은퇴했다고 기술에서 손을 뗄 필요는 없습니다. 오히려 은퇴는 자신의 역량을 다시 설계할 기회입니다.
만약 당신도 방대한 데이터에 압도당하고 있다면, 이번주에 n8n의 기초 튜토리얼을 보고 간단한 Notion 자동화부터 시작해보세요. 당신의 디지털 삶이 어떻게 변할지 직접 경험할 것입니다.